살아가는 이야기

우리는 절하며 살아야 한다.

거북선 2007. 7. 5. 10:36
나도 비정규직이다. 하청의 비정규직이니 비정규직의 비정규직이다.
처지가 불안하다는 것 빼고는 보수나 대우는 별 불만 없다.

아내는 초등학교 교사다. 아직까지는 향후 몇십년이 보장된 소위 신이 내린 직장이다.
최근 해고된 이랜드 비정규직 사람들의 뉴스를 접하면서 아내는 말한다.

"난 출근하면 아이들에게 절하면서 살아요.  이 아이들이 아니면 여자인 내가 이 나이에 사회에서 죽어라고 일하고 몇십만원 월급 받아가면서 아주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야 해요.  그래서, 아침마다 등교하면 아이들 보고 마음속으로 절하면서 살아요."

자신의 자리를 찾아 지키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자리에 있도록 만들어 준 사람들에게 절하면서 살아야 한다.
정치인이라면 국민들에게, 기업인이라면 소비자에게, 선생님이라면 학생들에게 하루에도 몇백번씩 절하면서 살아야 한다.

지금 나를 있게 만들어 준 사람들에게 우리는 절하면서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