勿令妄動 靜重如山

  아내의 손에 반 강제(?)로 이끌려 뮤지컬을 보고 왔다.  원래 로맨틱이란게 내 취향이 아닌지라 많이 어색하게 충남대 정심화홀을 향했다.

  두손 꼭 잡고 공연을 찾은 뽀송뽀송한 젊은 커플들이 부러웠다.  왜 난 저나이때 저러고 다니지 못했나 싶다.  시커먼 친구놈들하고 담배냄새 풀풀나는 당구장에서나 시간을 때웠다니..

  2층 맨 앞자리 티켓 받아놓고 자리 좋다고 말씀하시는 아내 설득해서 1층 중간정도 관람하기 딱 좋은 비어있는 자리로 옮겼다.  아내는 원래 이 자리는 5만 5천원이라며 공연 시작 전까지 불안불안해 한다.

  딸랑 두명이서만 하는 공연이고, 스토리래야 결혼해서 늙어가는 지극히 평범한 공연이였지만, 극중 나이에 따라 변화무쌍한 박해미의 목소리와 노래실력, 그리고 난 EBS 악당역할로만 알고 있는 이병준님의 풍부한 성량과  재치 넘치는 무대매너, 애드립이 좋았다.

+-- 느낀점.

뻔하다.  아주 뻔한 이야기다.  설레임으로 결혼했지만 자식과 남편만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산 아내는 삶에 대한 의미와 잃어버린 꿈에 대한 회의로 남편을 벗어나려 한다.  자신의 작품을 이해해 주지 못하고, 끊임없이 가장으로서 자식과 아내를 위해 고민하고 자신의 희생하는데 이를 이해 못해주는 아내에 대한 서운함을 피력한다.

그런 아주 뻔한 인생을 우리는 산다.

그런 아주 뻔한 인생 이야기를 보면서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그런 뻔한 인생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런 뻔한 인생을 거부한다면 내 앞에는 온갖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을것 같다.
다만, 다만 말이지...
꿈만은 잃지 말자.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은 문득 하고싶은것이 없다는것을 느끼는때이다.  예전에는 보고 싶은것, 먹어보고 싶은것, 해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는데 어느 순간 시간도 없고, 돈도 없는데 하면서 별로 하고 싶은것이 없어지기 시작한다.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보다 무서운것은 내 안에 꿈이 없다는 것이다.  꿈을 꾸자.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