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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9 가정을 지키는 방법
여행중 차가운 에어콘 바람에 탈이 나서 식사를 몇일째 제대로 못했다. 기진맥진한 상태를 두고 볼 수 없어 근처 내과를 찾았더니 의사선생님이 링겔주사를 권유한다. 병실안에 80세 어르신께서 역시 링겔을 꽂으시고 계신다.  그분과 2시간 가량 여행이야기, 정치이야기, 사회 돌아가는 이야기, 이대 의대 졸업해 교수로 재직중인 따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최근 보험금을 노리고 부모를 살해한 사건을 이야기 하며 세상이 참 잘못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눌 즈음 어르신께 여쭈어 보았다.

"저도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갖고 생활을 하다 보니, 가정을 지키고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키는게 그리 쉬운것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혹시 어르신께서 가정을 지키고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키는 방법에 대해 알고 계시면 좀 가르쳐 주십시요"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대답하신다.

"위엄이야.  위엄이 있으면 되네.  가정이든 직장이든 사회든간에 위엄이 있는 사람이 지키고 있다면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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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해 본다.  노무현 정권에서 이뤄낸 탈 권위주의는 누구나 다 대통령을 쉽게 욕하고, 성역 없이 어느 곳이든 비판하고 공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평가 받을 만 한다.   문제는 권위 자체가 사라져 간다는데 있다.
맹목적인 권위주의가 없어져야 하는 것은 자명한 것이나, 조금 불합리하거나 또는 불평등하더라도 모든 조직에는 권위가 있어야 하고 위엄이 있어야 작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것이다.
어찌 세상이 합리적이기만 할것이며, 평등하기만 할 것인가 ?  내 자식을 훈계할때 100% 자식에게 자신이 떳떳한 아버지가 몇이나 될까 ?

진실을 향해 항상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봐야 하지만, 가끔은 전체를 위해서 그 진실을 묻어두야 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특히나 가족간의 일은 더더욱 그렇다.  부모와 자식이, 남편과 아내가 사사건건 옳고 그름을 따져 살아간다면 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

아버님의 위엄 앞에 사소한 진실은 덮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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